구글 서비스 제한, 만족할 만한 대체재는

지난 3월 본교 디지털정보처는 지금과 같은 학교 구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구글이 지난 2년간 대학에 무제한으로 제공했던 기본 제공 저장용량을 내년 7월부터 100TB로 제한해버린 탓이다. 이와 더불어 국내에서 인증받지 못한 외국계 클라우드를 업무용으로 쓰지 말라는 교육부 공문으로 인해 더 이상 구글의 무제한 메일과 클라우드 저장공간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됐다. 코로나19로 온라인 데이터 저장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이러한 전환은 기존 서비스를 이용하던 교수와 학생 모두에게 큰 피해다. 이에 The HOANS에서 교내 구글 서비스 제한에 대해 알아봤다.

구글은 2019년 7월부터 대학생 무제한 구글 드라이브 서비스(G Suite)를 제공해왔다. 이에 대다수 대학이 자발적으로 메일 서버 및 협업 도구를 구글로 옮겼고 본교 또한 2018년 2학기부터 korea.ac.kr 도메인으로 해당 서비스를 사용해왔다. 하지만 내년 7월부터 G Suite의 저장용량이 기관별 100TB로 제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디지털정보처에 따르면 현재 본교 도메인의 저장용량이 올해 8월 기준 8.22PB로 100TB의 약 80배에 달한다. 이를 고려했을 때 98.7% 이상을 삭제해야 100TB 제한을 간신히 맞출 수 있지만 당장 이를 대체할 만한 협업 도구를 확정하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구글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해 계속 이용하기에는 막대한 재정이 요구돼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구글 서비스 제한의 첫 단계로 지난 9월 1일엔 G Suite 서비스 중 구글 포토가 중지됐다. 무제한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본교 계정 사용자는 저장된 사진을 모두 타 계정으로 옮기거나 개인 컴퓨터에 일일이 저장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어야 했다. 이에 더해 본교 구성원들은 이번 달 내에 개인당 구글 드라이브 용량을 일반계정 무료 사용량인 15GB의 1/3 수준으로 맞춰야 하는 큰 업무가 생겼다.

학교 계정으로 구글 드라이브를 이용했던 재학생 A 씨는 “드라이브에 저장된 파일만 20GB가 넘는데 어디에 정리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구글을 대체할 서비스가 빨리 마련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지난 8월 “2학기부터는 구글 드라이브 서비스를 MS 오피스 365 협업도구 서비스로 차츰 옮겨 달라”고 전했지만 아직 확정된 대체재는 없는 듯하다. MS 오피스 365 원드라이브의 경우 현재 개인당 1TB의 용량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지만 이 또한 구글처럼 라이선스 정책이 언제 바뀔지 알 수 없어 안심할 수 없다.

한편 이번 용량 제한에는 Gmail이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학교 당국은 단계적으로 구글 서비스 사용을 줄여나가겠다는 예정을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 계정을 업무 및 연구용으로 사용하는 교수자나 대학원생의 경우 공적인 자료나 연구 자료를 메일로 받아보기 때문에 더욱 막막한 실정이다. 학교 측에선 Gmail을 대체할 메일을 검토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고 있지 않아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수업이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데이터 저장을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는 필수적이다. 구글이 무제한 서비스로 얻은 독점적 지위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상황에서 학교는 학내 구성원들의 편의를 보장할 의무가 있다. 기존처럼 단순히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의존하는 구조가 반복된다면 또다시 기업의 정책 변경에 혼란을 겪을 수 있다. 학교 측에선 이를 반면교사 삼아 안정적인 디지털 서비스 제공을 위해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당장 내년부터 구글 서비스가 중지되는 상황에서 학교 당국의 발 빠른 대처가 시급하다.

 

김동현·정윤희 기자
justlemon22@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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