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묶인 주차 문제, 주차장 증축에도 풀 수 없나

지난 6월 말 본교 자연계 캠퍼스에 옥외주차장이 조성됐다. 해당 주차장이 사이언스 파이파크(가칭) 건립이 예정돼있던 부지에 지어져 논란이 일었으나 관리처에 따르면 법적 요건과 예산을 모두 충족하는 유일한 조처였다고 해석된다. 또한 사이언스 파이파크가 착공되면 옥외주차장을 철거하고 건물 지하에 주차장을 조성할 것을 밝혀 논란은 일단락됐다. 우여곡절 끝에 신설된 옥외주차장의 주차 가능 대수는 466대로 총면적은 18,155㎡에 달한다. 이로써 본교는 ▲중앙광장 지하 ▲법학관 신관 ▲라이시움 등에 위치한 주차공간을 포함해 총 주차 가능 대수 4,137대, 총 주차장 면적 47,576㎡를 확보하게 됐다. 주차장 증축으로 기존에 산재해 있던 주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The HOANS에서 알아봤다.

교내 주차공간 부족과 맞물려 높은 주차요금은 꾸준히 언급돼온 문제이다. 현재 본교 주차장 이용요금은 ▲10분 이내 출차 시 무료 ▲10분 초과 2시간까지 10분당 500원 ▲2시간 초과 6시간까지 10분당 1000원, 일일 최대 3만 원으로 비슷한 규모의 다른 대학교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장시간·장기간 이용하기엔 다소 부담되는 금액임이 사실이다.

정기주차 신청 시 교직원과 교수자는 한 달에 만 원, 일반대학원생(박사, 석사:조교) 및 특수대학원생은 한 달에 2만 원의 금액으로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일반인이 하루를 이용하는 금액보다 싸게 한 달을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신청 대상이 제한돼 일반대학원생(석사:비조교)과 학부생은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일부 일반대학원생들은 연구실에 조교 자리가 남지 않았다는 등의 피치 못한 사정으로 비조교로 재학하더라도 정기주차를 활용할 수 없음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본교는 홈페이지에 주차공간 부족으로 정기주차 대상을 제한하고 있으며 ‘주차환경 개선 후 정기주차 허용범위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명시해왔다. 그러나 본사 취재 결과, 처음 설정 시부터 정기주차 대상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학교 본부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간 주차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오가지 않았으며 당분간은 본교가 허용 대상을 늘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옥외주차장 건설로 한시름을 놓은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자연계 캠퍼스는 주차 가능 대수가 턱없이 부족한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주차관리사무소 측은 인문사회계 캠퍼스와 자연계 캠퍼스에는 각각 1,404대, 1,244대가 주차 가능하다며 “캠퍼스 간 차등적으로 정기주차의 대상을 확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전했다.

한편 정기주차가 불가능한 대학원생을 위해 본교는 종일주차권을 장당 4천 원의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한 달에 5매로 수량을 제한해 매일 통학하는 대학원생을 위한 실질적인 구제책으로는 미흡하다는 평이 중론이다. 종일주차권 구매가 불가한 학부생은 아예 웃돈을 얹어 학내 커뮤니티 등을 통해 종일주차권을 구하기도 하는 실정이다.

결국 가격을 고려할 때 정기주차권과 할인된 종일주차권을 갖지 못한다면 근처 교외 주차장을 활용하는 것이 더 나은 방안이 된다. 개운사 주차장은 1시간에 3천 원이지만 일일 주차요금(12시간까지)으로는 만 원을 받고 있어 장시간 학교에 머무는 학생에게 합리적일 수 있다. 비교적 자연계 캠퍼스와 가까운 우신향병원 주차장은 30분까지는 1000원, 그 후로는 10분당 500원을 받고 있어 가격 부담이 덜하다. 본교가 이번 주차장 증축을 계기로 정기주차 대상을 확대하진 못하더라도, 학내 구성원에 대한 주차요금 정책을 적극적으로 재검토할 필요성은 분명해 보인다.

 

조수현·민건홍 기자

shcho712@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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