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주의보

지난달 본교 학내 커뮤니티에 “기숙사에 빈대가 나왔다”는 글이 게시됐다. 기숙사 측은 확인 이후 빈대가 아니지만 개인 방역에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공지했다. 현재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빈대가 유행하면서 일상생활에서의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The HOANS가 ▲빈대란 무엇인지 ▲빈대 확산세 ▲빈대 방제법 등을 알아봤다.

 

빈대, 어떤 벌레인가

 

빈대는 몸길이 6~9mm의 갈색 벌레다. 빈대는 고온다습한 환경을 좋아하며 ▲매트리스의 갈라진 곳과 틈새 ▲침대 프레임 ▲쿠션 ▲벽 등의 구조물에 서식한다. 만약 빈대가 집안에 서식한다면 침구나 벽지 뒤에서 빈대의 배설물이나 혈흔을 볼 수 있다.

또한 빈대는 주로 야간에 긴 주둥이로 사람을 찔러 흡혈한다. 빈대에게 물리면 피부 위에 ▲작은 구멍 ▲자줏빛 반점 ▲붉은 반점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기어다니며 여러 번을 물기 때문에 일렬 혹은 원형으로 물린 자국이 남는다. 모기보다 훨씬 가렵고 심한 경우 두드러기와 고열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런 빈대는 번식력이 강해서 한 번 발견되면 그 공간 전체를 방역해야 한다.

 

빈대, 어디까지 퍼지나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빈대의 발견은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줄었다. 우리나라도 1970년대 정부 주도 빈대 퇴치 캠페인과 더불어 살충제 DDT의 사용으로 서서히 자취를 감췄다. 2014년 이후 10년간 빈대 신고는 9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빈대는 서울과 인천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번지고 있다. 11월 셋째 주에만 전국적으로 189건의 빈대 신고가 발생했고 이 중 68건에서 실제로 빈대가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빈대가 기존 살충제에 내성이 생겼다는 점을 원인으로 본다. DDT의 인체 유해성이 확인되며 빈대 퇴치에는 피레스로이드 계열 살충제가 쓰였다. 빈대가 해당 살충제에 내성을 가지게 되며 효과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국가 간 이동의 활성화도 원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며 봉쇄가 풀리자 급격히 확산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미국, 프랑스 등 해외에서도 빈대 출몰 신고가 급증하는 추세다.

 

빈대, 방제하자

 

빈대의 가파른 확산세를 저지하기 위해 빈대 방제에 힘써야 할 때다. 빈대는 번식력이 매우 뛰어나고 살충제에도 잘 죽지 않아 처음부터 빈대가 외부로부터 유입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특별시는 빈대 출현 지역에서 입국한 내국인 및 외국인의 거주지, 이들이 이용하는 숙박업소 및 집단시설 등을 위험추정장소로 발표했다.

위험추정장소 방문 시 빈대가 주로 서식하는 공간인 ▲침대 ▲매트리스 ▲소파 등의 틈새와 벽면과 맞닿는 부분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여행용품 ▲수입 중고 가구 ▲해외 직배송 상품 등 빈대가 있을 위험이 있는 물품을 함부로 가정으로 들이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빈대의 출현 여부는 일렬 혹은 원형의 물린 자국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적갈색 배설물 ▲혈흔 ▲허물 등 또한 빈대가 살고 있다는 증거다.

만약 빈대가 발견됐다면 오염 장소를 중심으로 스팀 고열을 분사해야 한다. 청소기로 흡입하는 등 물리적인 처치가 필요하다. 오염 직물은 고온으로 건조기 처리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이러한 물리적 방제를 선행한 후 환경부가 승인한 살충제 등 화학적 방제를 보조적으로 수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때 피부에 직접 닿을 수 있는 곳에는 살충제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확실한 방역을 위해서는 지역 보건소나 민간방역업체에도 꼭 신고해야 한다.

 

빈대, 주의하자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빈대 확산세가 연일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빈대 유행은 우리의 일상에 즉각적으로, 밀접하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과도한 두려움보다는 올바른 정보를 바탕으로 ‘빈대주의보’ 상황을 슬기롭게 이겨내야 할 때다. 현시점에는 생활공간에 빈대가 유입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나타났다면 신속한 방제가 필요하다. 각 개인이 빈대 방제법을 바르게 알고 실천하는 것이 빈대 확산세를 차단할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수환정지윤 기자

kusu1223@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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