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VS애플, 2023 한반도대첩

삼성전자와 애플의 숙적 구도는 마치 고연전처럼 영원할 것만 같다. 올해 그들은 각각 애플페이와 갤럭시 S23 시리즈라는 카드를 들고 업계 내 일인자를 가려낼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애플 각 회사만의 차별화 전략과 그에 따른 관측을 The HOANS가 낱낱이 짚어봤다.

 

지난달 초 금융위원회가 애플페이 도입을 허용해 국내 상용화가 확정됐다. 한편 삼성전자는 갤럭시 S23 시리즈를 선보였다. 이렇듯 애플의 국내 애플페이 출시 예고와 삼성전자의 갤럭시 S23 시리즈 출시 시점이 겹치면서 올해의 스마트폰 경쟁 구도 변화에 대한 이목이 쏠리고 있다. 두 회사의 경쟁은 ‘앱등이’, ‘삼엽충’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킬 만큼 소비자들에게도 오랜 관심거리다.

 

그림의 떡 같던 애플페이

 

현재까지 국내에서 휴대전화 하나로 ▲신용카드 ▲신분증 ▲차 키 ▲영화‧비행기 티켓 서비스 등을 모두 등록해 쓸 수 있는 결제 플랫폼은 삼성페이뿐이다. 전국 310만 개의 신용카드 가맹점 어디든 지갑 없이 다니며 결제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그동안 삼성페이는 갤럭시에 대한 매력적인 유인책 역할을 해 왔다. 반면 애플에서 출시한 애플페이는 보안 및 안전성에 대한 국내 규정으로 인해 여태 한국에 진출하지 못했다.

한편 국내 아이폰의 NFC 결제 서비스를 미래에셋페이가 맡고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등이 QR코드를 통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지원하며 아이폰 사용자의 아쉬움을 일부 달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기능 면의 제약이 커 삼성페이의 편의성을 따라갈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애플페이의 국내 서비스를 승인하며 판도가 뒤집혔다. 금융 당국의 유권해석 과정에서 현대카드가 기존에 확보한 애플페이에 대한 독점권을 포기했고 이에 전 카드사가 참여하는 애플페이 도입이 이론상 현실화한 듯하다. 다만 당분간은 유권해석을 받는 등의 사전 준비를 먼저 갖춘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단독 서비스할 예정이다.

 

간편결제마저…애플페이라는 화룡점정

 

애플페이는 전 세계에서 결제 규모 기준 2위를 차지하는 거대한 결제 플랫폼이다. 삼성페이와 달리 데이터 연결이 없어도 결제 기능을 쓸 수 있어 통신 장애 등 비상 상황에도 문제없이 사용 가능하다는 점이 애플페이만의 차별점이다. 해외에 체류 중일 때도 별다른 등록 절차 없이 바로 결제할 수 있다. 삼성페이를 해외에서 쓰려면 해외 결제가 지원되는 일부 카드사의 카드만으로 결제해야 하고 사전 등록 또한 필수다.

한편 삼성페이는 MST와 NFC 방식을 모두 지원하고 애플페이는 NFC 방식만 지원해 결제 단말기에서 둘의 차이가 드러난다. MST 방식은 마그네틱을 차용해 기존 카드 단말기와 호환되지만 NFC 방식은 NFC 단말기에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국내 NFC 단말기 보급률이 신용카드 가맹점의 약 10%로 저조한 점이 애플페이 상용화의 주된 걸림돌 요소로 꼽힌다. 단말기 외에도 카드사의 수수료 부담 문제 등 애플에는 여러 과제가 남은 상황이다.

그러나 애플페이의 등장 예고만으로 국내 갤럭시의 점유율이 줄어든다는 전망이 이미 나온다. 애플페이에게 남아있는 과제 탓에 당장은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다는 의견이 주된 반응이지만 애플페이의 영향을 단기적으로만 살피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커뮤니티 개발사 비누랩스의 조사 결과 애플페이 설명 후 갤럭시 사용자 중 아이폰으로 이동하겠다고 밝힌 Z세대 비율은 26%에서 36%로 10%P 증가했다. 한편 아이폰 사용자의 재구입 의향은 3%P 올라 98%에 달했다.

이렇듯 애플은 애플페이 국내 도입을 통해 기존에도 선호도가 높던 젊은 층에 갤럭시만의 특색이었던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그들의 충성도를 굳건히 할 계획이다. 이 같은 선호가 훗날 구매력 강한 40대까지 이어진다면 미래 고객 선점의 파급력 역시 이루 말할 수 없을 듯하다. 과연 애플페이가 잔존하는 여러 과제를 해결하고 성공적으로 국내에 안착할 수 있을지 두고 볼 때다.

 

갤럭시 S23 시리즈… 전화위복 될 수 있을까

 

지난달 17일 삼성전자는 갤럭시 S23 시리즈를 정식 출시했다. 그에 따라 S22 출시 당시 ‘GOS 사태’라고 불리며 크게 질책받은 성능 관련 문제를 해결했는지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쏠렸다. GOS(Game Optimizing Service)란 게임을 실행할 때 과도한 발열을 막기 위해 삼성전자가 갤럭시에 설치한 애플리케이션을 의미한다. GOS가 그래픽처리장치(GPU)나 해상도 등 기기의 주요 성능을 제한한다는 사실을 삼성전자가 은폐했다는 논란이 바로 GOS 사태다.

IT 제품을 리뷰하는 유명 유튜버 잇섭은 GOS가 기기 성능을 최대 60% 수준까지 떨어뜨리며 게임 외 다른 애플리케이션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이전까지는 GOS 비활성화 혹은 우회 경로가 있었으나 S22 출시 시점부터 삼성전자가 그 경로를 차단하면서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삼성전자는 성능을 과장해 광고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GOS 사태를 정면 돌파하고자 삼성전자는 게이밍 환경 최적화를 갤럭시 S23 시리즈 홍보의 주안점으로 뒀다. 협력한 글로벌 게임 업체의 명단을 공개하거나 아예 모델로 프로게이머 페이커를 기용하는 등 출시 이전부터 훨씬 강력해진 성능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변명보다 성능으로 보여 준 갤럭시 S23 시리즈

 

지난달 일주일 동안 진행한 갤럭시 S23 시리즈의 국내 사전 판매량은 역대 갤럭시 S 시리즈 가운데 최다 판매 신기록인 109만 대를 달성했다. 이동통신업계는 게이밍 최적화와 카메라 최적화 등의 성능 강화가 흥행을 견인했다고 보고 있다.

게이밍 최적화를 위해 삼성전자는 갤럭시 S23 시리즈 모델의 하드웨어에서 GPU(그래픽처리장치) 속도를 41% 향상했다. 또한 새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베이퍼 챔버의 크기를 키워 발열 통제 능력을 개선했다. 게임 실행 중 3단계로 디스플레이 색상과 색 대비를 자동 조정하는 ‘비전 부스터’도 게이밍 환경 개선을 위한 새로운 기능으로 함께 소개됐다.

하나 더 차별화된 부분은 카메라다. 갤럭시 S23 울트라는 2억 화소의 후면 카메라를 갖췄다. 100배 줌이 가능해 1km 떨어진 피사체도 뚜렷하게 포착할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AI 딥러닝 솔루션 역량을 바탕으로 한 ‘나이토그래피(night+photograpy)’를 내세웠다. 나이토그래피는 야간에 광학 줌 사진을 찍어도 1~2초 안에 빛을 포착해 어떤 환경에서도 밝으면서 선명한 이미지의 사진 촬영이 가능하게 한다.

한편 여전히 개선해야 할 부분도 존재한다. 갤럭시 S23 울트라의 전면 카메라는 1,200만 화소에 불과해 후면 카메라의 기능 향상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갤럭시 S20부터 4,000만 화소의 전면 카메라를 장착했기에 이전 제품들보다도 해상도가 눈에 띄게 낮아졌다.

갤럭시 S23 시리즈가 수익성이 낮은 삼성전자의 고민거리를 해결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출하량은 애플보다 많았으나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은 점 때문에 매출 기준 시장점유율은 18.3%로 애플 42.0%에 크게 못 미쳤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수익성 높은 프리미엄 제품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S23 출시를 통해 삼성전자가 단가가 높은 울트라 모델 위주로의 전략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하다.

 

그래서 당신의 다음 스마트폰은?

 

경기 침체로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보다 11% 감소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올해의 스마트폰 시장도 지난해와 비슷하게 흘러갈 전망이다. 이렇듯 점점 어려워지는 사업 환경에서 애플과 삼성전자 중 어느 쪽이 국내 소비자를 사로잡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간편결제마저 취해 삼성전자의 독식 분야를 빼앗아 오려는 애플의 전략과 논란에 정면 돌파해 성능으로 승부수를 두는 삼성전자의 전략 사이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권예진·조유솔 기자

yejingwon@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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