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열악한 미화 노동자 처우

2019년부터 본교 미화 노동자 직고용 비율이 늘며 미화 노동자의 열악한 작업환경이 화두가 됐다. 당시 건물 단위 면적당 할당된 인원이 적어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는 점과 노동조합 부재로 집단교섭이나 고용 승계가 명확히 이뤄지지 않는 점이 문제로 꼽혔다.

이에 더해 미화 노동자의 휴게 공간이 대부분 지하에 있으며 에어컨이 없는 등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음이 알려지며 노동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러나 논란이 있고 2년이 지난 지금도 크게 개선된 사항은 보이지 않고 있다. 여전히 갈 길이 먼 미화 노동자의 처우 개선의 현황을 The HOANS에서 조사했다.

본교의 미화 노동자는 계속해서 학교 측에 권리 보장과 처우 개선을 요구해왔다. 2017년 본교는 학내 미화 노동자 중 정년 퇴임자의 공백을 단기 임시직으로 채우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노동자들과 갈등을 빚었다. 이에 2018년 본교 미화 노동자와 청소·주차·경비 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한 학생 대책 위원회가 함께 투쟁한 결과, 학교 측으로부터 퇴직자의 자리를 기존 채용 방식인 8시간 전일제로 채울 것을 약속받았다. 지난해 11월에는 미화 노동자 시급을 올해에도 동결하겠다는 미화 용역업체에 반발하며 노동자들은 시위에 나섰다. 여러 차례 단체교섭과 노동 쟁의를 통해 지난달 시급 130원을 인상하는 임금 요구안에 합의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지속적으로 처우를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미화 노동자들이 처한 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 미화 노동자 처우에 대해 학교 측은 “현재는 지하에 있는 휴게 공간보다 지상에 있는 곳이 많아졌다”며 현재까지 처우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경관과 교양관을 비롯해 아직 휴게실이 지하에 위치한 건물이 적지 않다. 고용노동부에서 휴게시설을 지상에 설치할 것을 권장하고 있으나 비용과 공간 부족을 이유로 큰 진전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정경관 지하에 마련된 휴게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던 미화 노동자 A 씨는 “현재 휴게 공간은 환기가 어렵다”며 “지하 휴게실에 학교 차원에서 환기구나 공기청정기라도 마련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전했다.

이미 지적된 바 있는 휴게 공간의 냉방 문제와 노동 강도의 문제도 여전히 개선될 점이 많다. A씨와 함께 휴식을 취하던 B 씨는 “이른 시간에 출근하는 만큼 오전 8시 이전에도 휴게 공간 에어컨을 가동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2019년에 비해 에어컨 문제가 해결된 것은 맞으나 특정 시간대에만 가동할 수 있어 자유롭게 사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미화 노동자 1인이 담당하는 면적도 아직 권장 수준을 초과해 높은 작업 강도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C 씨는 “권고 면적인 400평에 비해 1인당 30평 정도 더 맡고 있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어 학교에 요구하는 바를 묻자 “학교 측에서 여름철의 작업환경을 고려해 땀을 씻을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마련해준다며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남겨 고된 작업 환경을 짐작케 했다.

학내 위생과 미화를 담당하는 미화 노동자들의 복지와 작업환경은 궁극적으로 학생에게 영향을 미친다. 처우가 정당하게 개선된 환경에서야 노동자의 권리는 물론 학생들의 쾌적한 환경까지 보장될 수 있다. 본지가 인터뷰한 현장 미화 노동자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일할 수 있는 것이 감사하지만 여름철이다 보니 작업 시에 여러 힘든 점들이 있다”며 휴게 공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열악한 미화 노동자 처우 문제는 꾸준히 지적됐음에도 여전히 큰 개선을 보이지 않은 채 이어지고 있다. 교내 미화 노동자의 휴게 공간 개선을 비롯해 적법한 작업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본교의 실질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김동현·이채윤 기자
justlemon22@korea.ac.kr

.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