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後門] 퀸(Queen)과 콘서트 7080

지난 2일 지상파 방송 MBC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흥행에 맞춰 ‘라이브 에이드 공연 실황’을 재편집, 방송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개봉 한 달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퀸 음악을 향유한 40∙50 세대를 넘어 20∙30 세대의 찬사를 받았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의 힘을 보여준 이번 영화와 대비되는 것이 있다. 바로 KBS1의 ‘콘서트 7080’의 종영이다. 14년간 70, 80년대에 20대이던 50∙60 세대의 음악을 라이브로 전하던 해당 프로그램은 지난달 초 갑작스레 종영했다. 김덕재 KBS 제작본부장은 지난 12일 개편 프로그램 설명회에서 “다른 시대 시청자들과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은 분들은 저걸 계속 해야 되냐는 이야기도 많았다”며 “저희 입장에서는 음악 프로그램도 새로운 음악적 시도의 뮤지션을 받아들일 수 있는, 다양한 시대가 향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의무가 있다”고 폐지 이유를 설명했다.

애청자로서 ‘콘서트 7080’의 폐지에 대한 의문은 두 가지이다. 첫째, 해당 프로그램을 다양한 세대가 향유하지 못했는지 여부와 그 이유는 무엇일까. 둘째, KBS가 말하는 다양한 세대가 향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무엇일까.

본 기자는 옛날 노래를 좋아한다. 옛날 음악에 대한 견문의 폭을 넓혀준 것이 바로 ‘콘서트 7080’이었다. ‘콘서트 7080’은 50∙60 세대의 모르던 음악을 접하고 새롭게 좋아하는 계기를 마련해준 프로그램이라 생각한다. ‘콘서트 7080’은 또한 세대를 넓혀가는 모습을 최근 보여주고 있었다. 40∙50 세대의 90년대 음악을 다루며 중장년층 시청자를 계속해서 유지하려 노력하는 모습은 노년층만을 대상으로 하는 같은 방송사의 ‘가요무대’와 대조된다. ‘콘서트 7080’이 종영한 가장 큰 이유는 시청률이라고 한다. 2%의 낮은 시청률은 해당 방송사가 ‘콘서트 7080’이 다양한 시대를 향유하지 못했다고 판단하는 근거로 보인다. 10%의 높은 시청률을 보이는 ‘가요무대’와 대조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둘의 수치를 단순비교하기에는 중대한 차이가 있다. ‘콘서트 7080’은 금요일 11시 50분부터 방송하는 심야 프로그램이다. 타깃 시청 층인 50∙60세대에게 무리가 가는 시간일뿐더러 다른 세대가 해당 프로그램을 접하기도 어려운 시간이다.

최근의 음악 프로그램은 대부분 젊은 층을 타깃 시청 층으로 두며 현시대의 음악만을 다룬다. ‘콘서트 7080’을 제외하면 50∙60세대의 음악은 거의 들을 수 없다. ‘콘서트 7080’은 ‘열린음악회’에서 했던 7080 특집에 대한 반응이 좋아 파생시켜 만든 프로그램이다. 당시의 반응은 50∙60세대가 그들의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없어 느끼던 갈증의 산물일 것이다. 양승동 KBS 사장은 지난 29일 개편안 설명회에서 “젊고 효율적인 조직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KBS가 말하는 ‘다양한 시대가 향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표현에 의구심이 드는 이유이다. 젊고 효율적인 조직으로 거듭나겠다며 얼마 없던 50∙60세대의 음악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것은 다양한 시대가 향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입장에 반하는 행동이다.

‘콘서트 7080’을 떠나보내며 아쉬움이 남는다. 한국의 50∙60세대의 음악이 방송에서 내쫓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헤미안 랩소디’는 젊은 세대가 이전 시대의 음악에 거부감을 갖고 있지 않음을 보여줬다. 오히려 접할 기회가 없었다는 것을 아쉬워했으며 이전 시대의 음악을 향유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이전 시대의 음악이 역사 속으로 잊혀가고 있는 이유 역시 마찬가지이다. 관련 콘텐츠 제작이 필요한 것이다. ‘콘서트 7080’의 폐지는 얼마 없는 한국의 이전 시대의 음악을 접할 기회를 없앴다. 다양한 시대가 향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말이라도 지켜주기를 희망한다.

 

강민정 기자
khangmj02@korea.ac.kr

.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