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밤낮에서 드러난 민낯

2023 석탑대동제 kuriosity(이하 대동제)와 입실렌티 지.야의 함성 ‘운명’(이하 입실렌티)이 5월 끝자락을 뜨거운 열기로 가득 채웠다. 그러나 ▲쓰레기 ▲안전사고 우려 ▲장애인 학생 이동권 ▲입실렌티 티켓팅 문제 등이 지적됐다. The HOANS에서 축제의 이면을 파헤치고 개선방향을 고민해봤다.

 

제로스테이션으로 한 발짝 진보했지만

 

본지는 지난해 6월호에 2022년 대동제의 쓰레기 문제와 자발적으로 발 벗고 나서 쓰레기를 치운 학우들을 다뤘다. 올해는 달라졌을지 본지에서 확인한 결과 개선된 측면도 있었지만 여전히 쓰레기는 넘쳐났다.

이번 대동제에서 석탑대동제준비위원회(이하 석준위) 측은 SK미래관과 자연계 노벨광장 앞에 ‘제로스테이션’이라는 수거 장소를 따로 마련해 쓰레기 문제에 대응하고자 했다. 제로스테이션은 ▲재활용 가능 ▲재활용 불가 ▲음식물 등으로 쓰레기를 분류해 폐기하도록 했다. 그러나 첫 도입이었던 만큼 해당 사실을 잘 알지 못해 이용하지 않은 학생이 많았다. 여전히 쓰레기를 민주광장 주점의 천막 한쪽에 탑처럼 세워 두거나 길거리에 무단투기하는 모습이 심심찮게 보였다.

쓰레기 문제의 원인으로는 ▲제로스테이션 홍보 부족 ▲관람객 밀집 및 혼란 ▲미성숙한 의식 등이 꼽힌다. 특히 이번 대동제에서는 고대생존 출입구를 인지하지 못한 학생이 많고 고대생존 바깥에 관람객이 몰려 쓰레기가 발생한다 해도 제대로 폐기하기 어려운 상황이 연출됐다. 축제 때마다 쓰레기 문제가 불거진 바탕에는 미성숙한 시민의식도 지적된다. 축제를 즐기는 것과 더불어 뒤처리까지 완벽한 축제가 되기를 바란다.

안전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지만

 

석준위에서는 인파 밀집으로 인한 안전사고에 대비해 ▲고대생존 확대 ▲착석존 마련 ▲시큐리티 업체와의 계약 등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위험한 부분이 많았다. 지난해 대동제에서 외부인이 지나치게 많이 유입돼 사고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공연이 지연됐다며 무대 개편과 고대생존 확대를 진행했다.

그러나 여전히 민주광장은 혼란스러웠다. 고대생존 출입구와 출입 시간이 명확하지 않아 고대생존 주변에 인구가 밀집했으며, 밀집 장소가 경사져 있어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석준위에서는 대동제 3일차에 등나무 사이에 천막을 설치해 시야를 가려 인파 밀집을 방지하려 했으나 이러한 조치를 두고 학내 커뮤니티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정체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고자 고대생존 주변의 인파 통행을 엄격히 관리하던 시큐리티와 스태프의 강압적인 태도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자유마루 계단에는 안전띠가 둘려 있었으나 사람이 몰리자 존재가 무색해졌다. 학생회관 5층 발코니에서 무대를 관람하는 행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발견됐다. 학생회관 5층 발코니는 평소 출입을 제제하는 장소이나 일부 학생이 대동제 기간 무대 관람을 위해 무단으로 출입한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큰 사고 없이 대동제가 마무리됐지만 안전사고 예방에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축제는 모두에게 축제여야 하지만

 

본지는 2019년 ‘축제의 흥에 가려진 장애인의 이동권’ 기사를 통해 배리어프리가 실현되지 않은 축제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민주광장에 설치된 무대와 일부 부스가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위에 세워져 장애인 학생들의 이동권을 침해하는 상황이 당시의 문제점이었다. 올해는 축제 중 배리어프리가 실현됐는지 살펴봤다.

석준위는 대동제 과정에서 배리어프리 실현을 위해 노력한 흔적을 보여줬다. 석준위는 축제 전에 배리어프리 좌석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달 14일부터 17일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관람 날짜 ▲관람 예정 시간 ▲동반 인원 유무 ▲기타 사항 등을 기입하는 방식이었다.

배리어프리 좌석 준비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장애인권위원회에서 파악한 교내 중증 장애 학생 수보다 2배 많은 학생들이 배리어프리 좌석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이에 석준위는 장애 학생들이 장애학생지원센터와 장애인권위원회를 통해 배리어프리 좌석을 신청하도록 노선을 수정했고 일시적으로 거동이 불편한 학생만을 대상으로 별도의 배리어프리 좌석 신청을 받았다. 또한 이전에 시행된 조사에서는 증빙자료를 요구하지 않았으나 증빙자료를 같이 제출하도록 변경했다.

그러나 배리어프리가 완전히 실현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인원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안전사고의 여지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장애학생지원센터 서포터즈 ‘모해’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아무리 인원 통제를 해도 아티스트 공연을 관람하기 위한 인파가 배리어프리석 펜스 바로 입구까지 몰려 안전사고 위험이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장애인 학우분의 경우 몰려드는 인파를 뚫고 안전히 귀가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또한 2019년 본지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민주광장에 무대를 설치하면서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이 통제구역으로 지정돼 이동권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문제도 있었다. 배리어프리 좌석 배정 등을 위해 노력한 석준위의 행보는 긍정적이나 인원통제 및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의 확보 등 세부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은 더 필요한 시점이다.

 

입실렌티 티켓팅은 원활해야 하지만

 

입실렌티는 본교의 최대 행사로 매번 본교 다양한 구성원의 초미의 관심사다. 그래서인지 매년 티켓팅에 관한 문제가 제기된다. 작년에는 티켓 양도와 관련해 논란이 일었던 반면 올해는 대학원생 티켓 환불이 문제가 됐다.

입실렌티 티켓 판매를 총괄하는 본교 응원단은 4월 2주차에 가수요 조사를 실시했다. 이는 실제 행사 참가 여부와는 무관하나 티켓 수량 파악과 안전 매뉴얼 제작에 활용하기 위함이었다. 가수요 조사 결과 참여 희망자는 1만 7,121명으로 파악됐고 응원단은 단체 티켓 2만 장, 개인 티켓 1천 장으로 총 2만 1천 장을 산정했다. 가수요 조사 뒤 4월 26일부터 5월 2일까지는 본교 재학생만 구매할 수 있는 단체 티켓을 신청받았다. 본교 재학생에는 ▲재학생 ▲휴학생 ▲수료생 ▲교환학생 ▲대학원생이 포함됐다.

그런데 응원단 측은 단체 티켓으로 배정된 2만 장 중 학부 단체 소속을 우선으로 티켓을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학부 수준에서 티켓이 매진될 시 대학원 단체의 경우 선착순으로 우선순위를 부여하겠다는 조치다. 그러나 학부 단체 소속에서만 2만 31장의 티켓이 판매돼대학원 단체 티켓 1,229장은 전부 취소됐다. 환불 절차마저도 대학원 단체 대표자가 개별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에 ‘대학원생은 본교 구성원이 아니냐’, ‘세종캠퍼스 학생도 입실렌티에 갈 수 있는데 대학원생은 못 가냐’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번 입실렌티 티켓팅 논란의 원인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기존보다 티켓 수를 줄였다는 점과 가수요 조사 결과와 실수요가 맞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특히 학부 기준에서의 가수요 조사는 실수요와 3천 장 가량 차이가 났다. 수요를 더욱 정확하게 파악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입실렌티는 본교의 대표적인 축제인만큼 빠른 개선이 요구된다.

 

즐길 건 굉장히 많지만

 

즐거움을 가득 가져다준 축제였으나 그만큼 여러 위험과 논란이 도사리고 있었다. 대동제에서는 ▲고질적인 쓰레기 처리 문제 ▲인구 밀집으로 인한 안전사고 우려 ▲보장되지 않은 장애인 이동권 등이 지적됐다. 입실렌티의 경우 행사 전 티켓팅 절차에서부터 잡음이 발생했다. 이번에 지적된 문제가 다시 반복되는 일 없기를 기대한다. 특히 올해 대동제에서 처음 도입된 ▲제로스테이션 ▲고대생존 확대 등의 정책이 어떻게 정착하고 개선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 축제에는 즐거움만 있기를 바란다.

 

정지윤·유성규·정상우 기자

김수환·임재원 수습기자

alwayseloise@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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