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인물] TEAM 虎형虎제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TEAM 虎형虎제의 김승태(영문 13)다. 다른 팀원들이 모두 일정이 있어 대표로 인터뷰를 하게 됐다. 올 8월 TEAM 虎형虎제의 신가인(전전 13), 정현강(사학 14), 김완수(노문 14) 학우와 함께 파키스탄에 위치한 칸데 하이스쿨에 컴퓨터를 전달했다.

– TEAM 虎형虎제는 어떻게 결성하게 됐나.

팀원 모두 융합 전공으로 소프트웨어벤처학과를 전공하고 있는데, 올해 초 다 함께 중국에서 인턴쉽을 하게 됐다. 그곳에서 정현강 학우가 문득 “이번 여름 히말라야에 컴퓨터를 설치하러 가는 데 함께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다. 술 한 잔 후 자연스럽게 뜻이 맞아 TEAM 虎형虎제를 결성하게 됐다.

–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달라.

프로젝트 이름은 ‘해발 3,000m의 꿈, 파키스탄 히말라야 컴퓨터 교실’이다. 파키스탄에 위치한 칸데 하이스쿨에 컴퓨터를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3월부터 두 달간 와디즈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모금을 진행했다. 이후 8월 파키스탄으로 이동해 컴퓨터 15대를 전달하고 간단한 교육과 인터넷 설치까지 마쳤다. 10월 4일 토크 콘서트를 마지막으로 프로젝트를 끝맺었다.

– 이번 프로젝트를 구상하게 된 계기가 궁금한데.

정현강 학우가 작년 곤도고로 라를 등반했을 때 만난 칸데 출신 셰르파가 프로젝트의 시발점이 됐다. 정현강 학우와 동갑인 친구였는데, 생계를 위해 셰르파 일에 뛰어들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칸데는 매우 외진 곳이라 셰르파 말고 마땅한 직업을 구하기가 어렵다. 같은 나이임에도 환경의 차이 때문에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의 폭이 크게 다르다는 사실이 충격이었다. 아이들이 자유로이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

– 칸데 하이스쿨은 어떤 곳인가.

칸데 지역의 유일한 학교다. 전교생은 250명인데, 이름은 하이스쿨이지만 어린아이들부터 고등학교 나이대의 학생들까지 모두 함께 수업을 받는다. 선생님 10분이 학교의 모든 학생을 담당한다. 책걸상이 없어 바닥에 앉아 공부 할 정도로 시설이 열악하다. 전기도 일주일에 사흘만 공급 돼 기간을 맞춰 컴퓨터 교육을 진행해야 했다.
하지만 교육에 대한 열정만큼은 어느 학교에도 뒤지지 않는다. 칸데 하이스쿨 선생님들은 모국어인 우르두어와 영어를 함께 가르친다. 파키스탄 현지 상황을 고려했을 때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다.

– 많은 교육 기기 중 컴퓨터를 지원한 이유가 뭔가.

낙후된 지역일수록 정보 기기를 접하기 어렵다. 컴퓨터는 더 넓은 세상과 소통하게 해주는 창문과 같다고 생각한다. 우리 부모님 세대가 펜팔을 통해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사람과 친구가 됐듯이 인터넷을 통해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칸데 하이스쿨 학생들은 영어를 할 줄 알기에 가능한 소통의 폭이 더욱 넓었다. 아이들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창구라는 생각에 컴퓨터를 지원하게 됐다.

– 컴퓨터를 통해 아이들의 삶이 어떻게 변화할까

아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이 다양해지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다. 히말라야를 등반하는데 학생 하나가 셰르파로 따라 왔다. 받은 팁을 모아 훗날 대학 등록금에 보태겠다고 하더라. 고등학생 또래의 아이가 대학에 가겠다는 일념 하나로 자원해서 해발 고도 5,000m의 산을 오른 것이다. 똑똑하고 끈기 있는 아이들이니만큼 여건만 제대로 갖춰진다면 그 무엇이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컴퓨터가 아이들의 세상을 넓혀주길 바란다.

– 프로젝트 진행 중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컴퓨터 구매 비용 450만 원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팀원 모두 학생인지라 사비만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파키스탄이 철수 권고 국가라는 것이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지역 공무원이 비리를 저지르거나 컴퓨터가 도난당하지 않도록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로 많은 비영리 단체와 기업이 지원을 거절했다.
그때 큰 도움을 주신 것이 본교 영어영문학과 84학번 교우회와 고려대학교 사회봉사단이다. 영어영문학과 84학번 교우회는 국내외로 봉사를 진행하는 학생들에게 ‘영문 84 사회공헌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사회봉사단을 통해 해당 장학금 25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행복나눔재단에서도 태블릿 PC 5대를 무상으로 제공해주셔서 무사히 프로젝트를 끝마칠 수 있었다.

– 후원자들이 남긴 응원의 메시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했을 때 군에 복무 중이던 분에게서 연락이 왔다. 저희 프로젝트의 취지에 많이 공감하고 있다며 전역 후 5번째 멤버로서 함께할 수 있겠냐고 물으시더라. 지인이나 본교 학우가 아닌 완벽한 타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프로젝트에 큰 관심을 가져 주셨다. 아쉽게도 참여는 불발됐지만 모금에 실패해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못한다면 이분을 뵙기 매우 민망할 것 같았다. 이번 프로젝트에 큰 책임감을 느끼게 한 사건이었다.

– TEAM 虎형虎제 시즌 2에 관한 이야기가 있던데.

팀원들이 모두 창업이나 취직을 준비 중이기에 당장 시즌 2를 시작하기는 힘들 것 같다. 현재로서는 장학 재단과 컴퓨터 교실을 구상하고 있다. 프로젝트 준비 과정에서 JTBC 비정상회담의 파키스탄 대표 자이드 후세인 씨를 만난 적이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해 파키스탄 국비 장학생으로 한국에 오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TEAM 虎형虎제 이름으로 된 장학재단을 설립하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영특한 아이들에게 한국에서 공부할 기회를 준다면 후일 두 국가 사이의 관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컴퓨터 교실은 칸데 하이스쿨 이사장님께서 말씀하셨던 사안이다. 컴퓨터 교육을 위한 건물을 따로 세우려는 계획인데, 3,000만 원 정도가 들 것으로 예상한다. 적지 않은 돈이지만 취업 후 팀원들이 조금씩 돈을 모은다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 마지막으로 The HOANS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먼저 인터뷰를 제안해주신 호안스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파키스탄으로 출발하기 직전 준비해뒀던 카메라가 고장이나 급하게 고파스에 도움을 청한 적이 있다. 당시 준비가 부족한 것 아니냐며 걱정 어린 질책을 해주신 분이 많았다. 하지만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마치고 나니 모두가 한마음으로 축하해 주시더라. 감동적이었다. 호안스와 본교 커뮤니케이션팀, 그리고 고파스를 포함해 TEAM 虎형虎제의 여정을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 인사드린다.

장윤서·박지우 기자
yunseo05@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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