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대처하는 고려대의 자세

전국을 휩쓸고 있는 코로나19의 확산세에 본교 역시 안심할 수 없게 됐다. 3월 21일을 기준으로 성북구에 거주하는 것으로 밝혀진 확진자는 총 12명으로, 아직 다행히 확진자가 본교를 다녀간 사례는 없다. 그러나 공학관에서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호소한 중국인 신입생이 음성으로 판정된 일이 전해지는 등 교내 전염에 대한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이에 The HOANS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본교의 대응과 후속 조치를 다방면으로 짚어봤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본교는 입학식과 졸업식을 취소했을 뿐만 아니라 학생이 주관하는 각종 행사의 취소를 권고했다. 특히, 새내기 새로배움터 취소는 행사 대행업체들이 코로나19를 천재지변으로 보지 않아 발생한 위약금 문제를 학교에서 전적으로 처리해주겠다고 약속하며 해결될 수 있었다. 당시 단위별 계약금과 위약금을 합산한 손실액은 약 1억 4,500만 원이었다. 학생지원부에 따르면 여전히 당시 입장을 고수 중이며 사태가 더욱 심각해지자 업체들이 계약당사자인 각 학생회 측에 위약금을 청구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는 본교 시설 운영에도 영향을 미쳤다. 단체 생활 특성상 학생 간 감염 우려가 가장 크게 제기됐던 기숙사가 먼저 조치에 나섰다. 기숙사 입사 대상 학생 중 중국 체류 후 입국일을 기준으로 14일이 지나지 않은 학생을 기존 기숙사 건물과는 분리된 외국인 기숙사에 머무르도록 했다. 또한 개별 화장실과 샤워실을 구비한 ‘1인 1실’을 원칙으로 격리 시 필요한 물품을 지원했다. 커뮤니케이션팀에 따르면 현재도 조치가 시행되고 있으며 외국인 기숙사 입사 후 14일이 지난 학생들은 봄학기 배정된 기숙사로 거처를 옮긴 상태이다. 일반 학생들은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기존 예정일보다 한 달여 늦춰진 4월 1일로 입사가 연기됐다.

본교는 지난 3일부터 건물의 모든 출입문을 폐쇄하고 출입 카드 소지자만 출입할 수 있도록 했다. ▲중앙광장 ▲하나스퀘어 ▲SK미래관 등에 있는 열람실 및 그룹스터디룸과 ▲CCL ▲국제기구자료실도 잠정 휴실 조치했다. 백주년기념관을 비롯한 개방 열람실은 좌석을 25%로 제한해 배정하며 학생 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익명을 요구한 A(경제 19) 씨는 “도서관을 이용하려던 학습 계획에 차질이 생겨 매우 당황스럽다”면서도 “학생의 안전을 위한 결정이니 충분히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업에 대해서 본교는 개강을 2주 연기하고, 개강 직후 2주 이상을 온라인 강의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지난 19일에는 온라인 강의 필수 시행 기간을 1주 연장하고 교수자의 재량에 따라 이후에도 온라인 강의를 실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수강생이 100명이 넘는 ‘대형강의’를 대상으로는 학기 전체 온라인 강의를 권고했다. 그러나 지난 16일부터 약 일주일간 시행된 온라인 수업에선 출석 반영률이 성적관리센터에 반영되는데 하루가량이 소요된다는 점을 비롯해 ▲서버 과부하 ▲저화질 ▲소리 끊김 등 다양한 문제점들이 여전히 해결돼야 할 과제로 드러났다. 온라인 강의가 중·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우선 이론을 위주로 진행하라는 ▲실험 ▲실습 ▲실기 수업들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작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일례로 김문일 교수의 ‘전기회로실험’ 수업은 안전 교육(3/17), 실험 기기 사용법 등을 다룬 온라인 강의(3/24)를 차례로 진행하고 오프라인 전기회로 실험(3/31)을 예정했으나 일정을 여전히 확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월 20일 국내에 첫 확진자가 발생하고 지난달 23일 질병관리본부가 코로나19 사태의 재난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하기까지 사안이 점차 중대해짐에 따라 본교의 대처도 덩달아 강화됐다. 이 과정에서 다소 공지 발표가 늦는 것 아니냐는 학생들의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사안이 사안인 만큼 본교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포탈을 통해 계속 공지를 업데이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학교는 국적과 지역이 다양한 수많은 학생이 접촉한다는 특성상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집단 감염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시설이다. 학내 구성원의 안전을 위해 방역 당국과의 긴밀한 협의와 유연한 조처를 바탕으로 한 본교의 신중한 대처가 요구된다.

 

 

조수현·김민지·박찬웅 기자
shcho712@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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