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스포라 이해의 장, 영화 〈초선〉 상영회

본교 도서관과 아세아문제연구원 아시아이주연구센터가 26일 본교 중앙광장 CCL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초선〉 상영회 및 감독과의 대화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는 ▲〈초선〉 상영 ▲감독과의 대화 ▲소감 공유로 구성됐다. 본교 도서관장이자 본교 사회학과 교수인 윤인진 교수가 사회를 맡았고 〈초선〉의 감독인 전후석 감독이 참석해 관객과의 만남을 가졌다.

〈초선〉은 2020년 미국 연방하원선거에 출마한 한국계 미국인 5명의 미국 주류 정치 도전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전 감독은 미국 내 한인 사회를 다룬 〈초선〉뿐만 아니라 쿠바 한인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등 ‘이민, 디아스포라’라는 주제에 집중해 왔다.

전 감독은 “한반도의 미래가 디아스포라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며 운을 띄웠다. 대한민국이 공존이라는 키워드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때라고도 덧붙였다. 그 이유는 “우리는 2,500만 명이라는 또 다른 한인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민과 디아스포라라는 주제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는 비판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한국 교과 과정에서 ‘디아스포라’라는 단어는 초등학교 6년 동안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며 이민자에 대한 편협한 시각을 개선할 수 있도록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감독과의 대화 현장에서는 ▲이주·이민 ▲디아스포라 ▲다문화 ▲재외 한인 사회 등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뤄졌다. 재미 한인들이 정치에 뛰어든 계기가 무엇인지

전 감독: 4.29 LA 폭동을 중심으로 봤다. LA 폭동은 흑인 로드니 킹을 집단 폭행한 백인 경찰관들이 1992년 4월 29일 재판에서 무죄로 풀려난 것에서 촉발된 사건이다. 흑인 시위대가 LA 한인타운에서 약탈, 방화를 저질러 한인 사회가 큰 피해를 보았다. 재미 한인들이 정치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계기가 대부분 4.29 LA 폭동이었다. 그 이전까지는 선출직 한인이 없었는데 이는 무차별 폭동이 일어나도 한인을 대변해 줄 사람이 없었다는 것을 뜻한다.

 

– 선거 외에도 한인 공동체가 한인을 보호하기 위해 전략으로 선택한 방안이 있는지

전 감독: 4.29 LA 폭동을 계기로 한인들 사이에서 ‘책임 있는 미국의 시민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싹텄다고 본다. 정치 영역에도 진출하고자 했고, 비영리 단체들도 생겨났다. 또한 예전에는 한인들의 직종이 편중되어 있었는데 더 다양한 방면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 ‘한인’의 기준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전 감독: 계속 씨름하고 있는 질문이다. 한국어를 할 줄 알아야 한인이라고 보거나, 순수혈통이어야 한인이라고 보는 등의 본질주의적 시각만 강조하면 너무 배타적으로 흐르게 된다. 그러나 너무 개방적으로 생각해도 문제가 발생한다.

윤 교수: ‘외국인과 동포의 차이가 무엇인가’의 문제는 계속 고민하는 질문이다. 다만 민족성을 계속 변화하는 사회적 구성이라고 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 재미 한인 등 미국 동포에 대해서는 긍정적 시각이, 조선족 등 중국 동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듯하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전 감독: 부정적인 현상으로 본다. 재외동포 간에도 연대하려는 움직임이 있으면 어떨까 한다.

 

소감 공유의 시간에 참석자들은 “영화를 흥미롭게 잘 감상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시험이 끝난 직후라 피곤한데도 몰입이 정말 잘 됐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사회를 맡았던 윤 교수는 “앞으로도 좋은 책이나 작품 등을 가지고 저자와 대화를 하는 등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며 “도서관에서 하는 소통의 시간을 더 많이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행사를 마무리했다.

 

정지윤 기자

alwayseloise@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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