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황리에 끝난 정치인과의 만남

본교 정경대학 학생회 [ON:政]은 이달 2일부터 9일 ‘시대를 꿰뚫는 청년의 눈빛, 고려대학교 정경대학 학생회와 함께하는 특강 시리즈’를 개최했다. 2일에는 이탄희 의원이, 6일에는 유승민 전 의원, 9일에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본교를 찾아 학생들을 만났다. 이에 The HOANS에서는 직접 그 현장의 열기를 취재했다.

 

 ‘국회의원 뭐 이래! – 이탄희 분투기’

 

이달 2일에는 정경관 506호에서 이탄희 의원이 강연의 시작을 알렸다. 특히 이 의원의 강연은 정경대학 학생회 [ON:政]과 정치외교학과 학생회 [정월]이 공동주최했다.

이 의원은 강연 시작에 앞서서 자신이 정치 입문하게 된 이유로 “국회에 들어가면 판사 탄핵소추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판사 탄핵소추가 이뤄진다면 헌법재판소에서 사법농단에 관련된 것을 기록하게 돼 있고 이 기록은 평생 남는 것”이라며 양승태 대법원 사법농단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치의 문제점으로는 정치 구조를 지적했다. “우리나라 정치 구조는 반사이익의 구조”라며 “내가 훌륭한 사람이 돼서 대통령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절대 이 사람을 못 찍게 만드는 것”이라 설명했다. 또한 “이 모든 반사이익 구조는 선거 제도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거 제도 개혁과 관련돼서는 “선거 제도 개혁의 목적은 정치 다양성 확보에 있다”면서 “비례대표 47석은 소위 ‘골목상권’이라고 부르는데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예전 현행법으로 돌아가자는 제안을 했다”고 강조했다. “위성정당 방지법이 민주당의 당론이지만 아직 국민의힘의 제안에 대한 명확한 거절 의사를 밝히고 있지 않다”면서 “국회의원직을 걸고 선거법을 개악하는 것을 막아보겠다”며 이탄희의 동지가 돼 달라고 설득했다.

 

 

‘위기의 한국 정치,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

 

이달 6일에는 유승민 전 의원이 정경관을 찾았다. 유 전 의원은 강연에 앞서 본교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아버지와 딸이 본교 출신이다”면서 “바른정당 대선후보 시절 본교 유세 과정에서 꼬깔콘에 응원 메시지를 써서 줬던 분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유 전 의원은 “정치가 중요하다는 것은 좋은 의미로, 나쁜 의미로 다 중요하다”며 “좋은 의미로 중요하다는 것은 나라의 문제, 여러분의 문제, 시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정치다”고 설명했다. 또한 예기(禮記) <단궁하편(檀弓下篇)〉의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를 인용하면서 “정치가 개판이 되면 여러분이 얼마나 고통을 겪는지 말씀을 드리려고 한다”고 정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후 시대적 문제로는 ▲저출산 ▲저성장 ▲양극화를 뽑았다. 경제성장률, 출생아 수 및 합계 출산율 추이가 하락 중인 현황을 밝히면서 “그냥 2,200만 명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인구 구조 자체가 엄청나게 바뀐다”며 “나중에는 늙고 병든 할매, 할배들만 많은 그런 나라가 되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한편 우리 정치의 문제로는 ▲무능 ▲진영이라는 독재 ▲승자 독식 구조 등을 뽑으며 “우리 동네 독재는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하고 있고 저쪽 동네의 독재는 이재명이라는 사람이 지금 하고 있다”며 자조를 금치 못했다.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공화국의 원리를 답으로 내놓았다. “공화주의 헌법 가치에 보수든 진보든 시비 걸지 말라”며 “▲인간의 존엄과 가치 ▲인간답게 살 권리 ▲자유와 평등 ▲공정과 정의 ▲인권과 법치 ▲생명과 안전 ▲환경과 평화가 진보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사회가 안타깝다”고 표현했다.

 

‘대한민국 생존전략’

 

이달 9일에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본교 백주년기념관에서 강연을 진행했다. 이 전 총리는 본교에서의 강연을 의식한 것인지 붉은색 계열의 정장을 입고 등장했다.

이 전 총리는 지난해 발발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지난달 발생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미국 단극체제의 종식과 불완전한 다극 체제로의 전환이라고 언급했다.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탈냉전의 시대가 끝나고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BRICS와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등을 중심으로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국제적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은 과거 1990년대부터 이뤄지던 도광양회, ‘고립 속에서 힘을 기르는 전략’을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전략으로 변경했다. 2008년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 이후 시진핑은 ‘중국몽’을 국가적 과제로 정한 후 동아시아, 중동, 유럽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의 경우 ▲분단국 ▲동맹국 ▲반도국 ▲통상국의 특성을 모두 지니고 있어 현재 국제정치적 해결을 위해선 위 4가지 특성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사례로 과거 김대중 정부 시기 남북 관계 개선과 더불어 ▲미국 ▲중국 ▲일본과의 협력을 유지하는 태도를 보였던 것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노무현 정부의 ‘돌고래 외교’, 즉 “미국과 중국이라는 거대한 고래들 속에서 대한민국은 돌고래로서 매력을 국제사회에 뽐내야 할 것”이라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대한민국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

 

정경대학 학생회장 장형공(행정 21) 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원래 정경대학 학생회는 전통적으로 한국 사회에 관심이 많아 다양한 행사를 주최해 왔다”면서 “올해는 특별한 선거가 없지만, 임기 중에 의미 있는 강연 기회를 마련해 보고자 했다”고 행사 주최 배경에 관해 설명했다. 연락 과정과 관련해서는 “세 분 다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면서 “초청한 인사들이 극단적 주장을 하는 분이 아닌 데다 각자의 정치적인 경험이 다르기에 구성이 좋았다고 평가하고 싶다”고 만족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행사에 많은 학우께서 참여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사전 질의나 현장 질의에서 각자 가지고 계신 고민을 공유할 수 있어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의원 강연 당시 사회를 맡은 이수영(정외 23) 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뛰어난 언변과 개혁 정신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탄희 의원의 강연을 직접 들을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현장주의자라고 자신을 칭하는 의원답게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청취하려고 하는 노력이 강연 내내 느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의원이 강연 시작에 앞서 사회를 바꿔나갈 동료를 찾으러 왔다는 말을 언급하며 “강연의 목적을 되새기며 이번 기회를 통해 함께 공감하고 해결하려는 학우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정상우·오정태 기자

jungsw0603@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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