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불거진 기숙사 코로나 대응 문제

어느덧 코로나19가 5학기째에 접어들고 있으나 이번 학기부터는 대면 강의가 본격화되면서 학교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그러나 오미크론 확산과 대면 강의가 맞물리면서 기숙사 내 코로나 확산세도 급증하는 상황이다. 본교는 기숙사 코로나19 대응책을 마련했으나 사실상 허울뿐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으며 확진자 대응도 미흡하다는 평가다. 이에 The HOANS가 본교 기숙사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알아봤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 속에서 본교는 다양한 대응책을 제시 중이다. 정부 지침 변경으로 ‘전문가용 신속 항원검사’로 PCR 검사 대체가 가능해짐에 따라 본교 안암학사는 확진자와 접촉 또는 유증상이 의심될 경우 사생들에게 선제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또한 매일 체온측정표를 기록하도록 하고 미이행 시 최초 1회에는 1점, 이후에는 2점 벌점을 부여한다. 이 밖에도 신발 소독용 발판 이용을 권장하는 등 학사 측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여러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방안들이 형식적인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신발 바닥 소독이 코로나19 확산 예방에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비판이다. 또한 기숙사 엘리베이터 내에서는 대화를 금지하고 있으나 이를 어기는 사생도 많을뿐더러 사실상 감독할 수단도 없는 상태다. 기숙사 내 개인 호실을 제외한 모든 공용 공간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준수하도록 하고 있으나 공용 샤워실을 사용하는 학생동에도 해당 규칙이 적용돼 현실성 없는 대응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받은 사생(이하 확진 사생)이 생활치료센터로 가지 못하고 기숙사 호실 내에서 일주일간 격리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확진 사생이 생활치료센터를 이용하기 위해선 코로나19 확진 판정 직후 작성하는 자기 기입식 역학조사서에 기숙사 주소를 기재해야 한다. 하지만 기숙사는 위와 같은 사실을 3월 말이 돼서야 안내한 탓에 해당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사생이 많았다. 보건소에서는 본가 집 주소 기재를 권유한 까닭에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확진 사생들은 생활치료센터가 아닌 기숙사 호실에서 격리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격리 후에도 많은 확진 사생들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 확진 사생이 많은 경우 독방이 아니라 2인 1실을 사용해야 했으며 중앙난방 시스템으로 인해 컨디션 조절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또한 도시락이 제공되는 생활격리센터와 달리 모든 식사를 사비를 들여 배달 음식으로 해결해야 했다. 음식물쓰레기를 격리 호실 내에 보관해야 해 악취로 고통받은 경우도 있었다. 학생동 격리 호실에서 3월 초 격리를 했다고 밝힌 A(경제 21) 씨는 “남은 음식물 쓰레기를 모두 호실 안에 보관해야 해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지는 악취 속에서 금전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학생동 특성상 공용 화장실 및 샤워실을 사용해야 해 확진 사생끼리 같은 공간에 머물러야 한다는 점이 다소 찝찝했다”고 말했다. 기숙사와 보건소의 안내 미흡으로 인해 애꿎은 확진 사생들만 고통받은 셈이다.

이외에도 확진 사생이 주문한 배달 음식을 경비원이 격리 호실 앞까지 배달해주어야 했지만 공용 화장실·샤워실로 인해 확진 사생들이 복도를 자주 왕래한다는 점에서 경비원의 안전이 우려됐다. 격리 호실이 인원 출입이 빈번한 1층에 마련됐다는 점, 화장실과 샤워실이 비확진 사생이 이용하는 엘리베이터 바로 앞에 위치했다는 점 역시 감염을 전파할 위험이 큰 부분으로 보였다.

대면 강의가 확대되면서 코로나19 확진 급증 문제가 불가피한 만큼 현재 기숙사 내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은 신속히 개선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신속하고 정확한 코로나19 정보 공지를 통해 사생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 형식뿐인 대책과 논의에서 벗어나 사생 안전에 도움이 되는 실현 가능한 해결책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다.

 

유민제·정채빈 기자
estrella001@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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