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영상물 불법 유통, 누누의 눈덩이를 막기 위해서는

영상물 불법 유통 사이트(이하 불법 사이트)가 판치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뿐만 아니라 온갖 영화도 불법 사이트에서는 모두 무료로 재생된다. 영화비와 OTT 서비스 구독비 인상 소식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하자 불법 사이트 문제는 더욱 부각되고 있다. 불법 사이트 자체도 심각한 문제지만, 불법 사이트를 통한 영상물 소비가 위법임을 알면서도 나 몰라라 불법 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에게도 주목해야 한다.

실제로 국내 최대규모 불법 사이트인 누누티비의 활성 이용자 수는 지난 2월 기준 업계가 추산한 결과 1천 만명 이상으로, 넷플릭스(1,151만 명)의 국내 이용자 수에 맞먹는 막대한 규모다. 수요 없는 공급은 없다는 말이 있듯, 많은 이용자 수가 결국은 영상물 불법 유통자를 더욱 기세등등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는 건 아닌가 싶다.

이러한 영상물의 불법 유통으로 인한 콘텐츠 업계의 피해도 상당하다.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는 누누티비만으로 약 4조 9천억 원가량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불법 유통을 막고자 단속을 강화해도 역부족이다. 불법 유통자들은 단속에 걸릴 때마다 불법 사이트의 주소만 변경하는 수법으로 단속망을 피해가기 때문이다. 온라인 환경의 특성상 실시간으로 단속하지 않으면 기술적으로 불법 유통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 사실상 불법 유통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소비자가 불법 사이트를 이용하지 않는 방법뿐이다.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불법 사이트의 유혹에 넘어간다면 그 피해가 어떻게 소비자에게 되돌아올지 생각해보라. 불법 사이트 소비자의 안일한 행동 하나하나가 결국엔 영상물을 합법적으로 생산하고 유통하는 산업 전체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 그 결과 영상물 산업이 위축된다면 우리가 지금처럼 질 좋고 다양한 콘텐츠를 누릴 수 없게 되는 건 불 보듯 뻔한 미래다. 소비자 윤리를 다시금 가슴에 새기며 양심이 부끄럽지 않도록 행동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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