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일상을 당연하게 만든 고대인을 기억하다

지난달 15일은 광복절 78주년이었다. 이에 본교는 ‘2023년 김준엽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를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개최해 본교 전 총장이자 독립운동가인 김준엽을 기렸다. 한편 본교에는 김준엽 전 총장 외에도 독립운동을 위해 힘쓴 분들이 많다. 광복절을 맞아 The HOANS에서 ▲김준엽 ▲방정환 ▲이종호 등 독립에 힘쓴 고대인들의 이야기를 살펴봤다.

첫 번째 인물은 김준엽 본교 전 총장이다. 김준엽의 삶은 부정의에 저항하는 삶으로 요약된다. 김준엽은 일제강점기 당시 중국유격대에 가담해 충칭 임시정부에 참가한 독립운동가다. 특히 한국광복군 일원으로 미국 OSS 작전에 투입되기도 했다. 해방 후엔 본교 사학과 교수, 아세아문제연구소 소장으로 부임했으며 1982년 본교 총장에 취임했다. 그는 총장 재직 시 군사정권의 압력에 맞섰다. 학생운동에 참여한 학생들을 제적하라는 군사정권의 압력이 있었지만 그는 “부디, 학생 제군들 몸을 다치지 마라!”는 말을 남겼다. 이로 인해 김준엽은 임기를 마치지 못한 채 강압적으로 총장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이후엔 국무총리와 장관 등 여러 차례 공직 제의를 받았지만 사양했다. 그는 거절한 이유에 대해 “고려대학교 총장이 총리보다 높은 자리인데, 총장 하다가 어떻게 총리가 되나”, “민주주의를 외치다 투옥된 제자들이 많은데 스승이라는 자가 그 정부의 총리가 될 수 없다”는 말을 남겼다. 8월 25일부터 10월 28일까지 본교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김준엽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長征 – 시대의 스승’ 전시가 진행 중이니 둘러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어린이 운동가로 널리 알려진 방정환도 본교 출신이다. 방정환은 본교 전신인 보성전문학교 법과에 1918년 입학했다. 입학 후 그는 극예술 활동과 항일독립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방정환은 3.1 운동 당시 조선독립신문 발행과 독립선언서 배부에 동참했다. 또한 색동회를 창설해 소년 소설·아동극 창작 등에 힘썼다. 어린아이의 인격 또한 존중받아야 한다는 신념 아래 1921년 ‘어린이’라는 단어를 공식화하고, 1923년 5월 1일에는 어린이날을 제정했다. 어린이 잡지도 발간하는 등 어린이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19년 본교 로스쿨에서는 ‘소파 방정환 탄생 120주년 기념식’을 열기도 했다.

보성전문학교 2대 교주이자 러시아 연해주에서 독립운동가로 활동한 이종호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는 본교 전신인 보성전문학교의 설립자인 이용익의 손자다. 국가보훈처는 2021년 이종호를 ‘올해 12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한 바 있다. 1962년 건국훈장에 추서되기도 했다. 이종호는 독립운동가 김학만, 최봉준과 함께 1911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신한촌을 기반으로 항일 구국 단체인 권업회를 창설했다. 권업회는 기관지인 권업신문을 통해 연해주 한인들의 민족의식 고취에 큰 역할을 했다. 또한 한인 학교 등을 설립해 연해주 한인들의 교육에 힘썼다.

앞서 소개한 세 인물 외에도 본교에는 독립운동을 위해 힘쓴 분들이 많다. 3.1 운동 당시 학생 간 연락책임을 맡았던 강기덕(보전 상과),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보전 상과), ▲임시의정원 의원 ▲신간회 중앙위원 ▲조선일보 편집국장 등을 역임한 한기악(보전 법과) 등 다양한 인물들이 있다. 우리가 누리는 평화로운 삶에 자랑스러운 고대인들의 노력이 섞여 있음을 기억해 보는 건 어떨까.

정지윤·김수환 기자

alwayseloise@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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