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롭고 용기 있는 젊은이여, 로스쿨에 도전하라

지난여름 법학적성시험(이하 LEET)이 치러졌다. LEET 응시자는 2024학년도 1만 7,360명을 기록하면서 6년째 매해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도 점점 뜨거워지는 추세다.

정경대학 학우들이 품고 있는 로스쿨을 향한 관심 역시 높다. The HOANS가 정경대학 학우 중 30명에게 설문조사를 받은 결과 30명 중 19명이 로스쿨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관심도에 비해 ▲LEET 과목 ▲시험 시간 ▲로스쿨 이수 과정 등 간단한 퀴즈 5가지에 대한 정답률은 50점 만점 중 평균 26점으로 낮은 편이었다.

이에 The HOANS가 본교 로스쿨에서 민법을 가르치는 명순구 교수와 22학번으로 재학 중인 임승주 씨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로스쿨의 A부터 Z까지 알아봤다.

 

도전! 로스쿨

 

로스쿨 원서 접수가 이달 18일부터 22일까지 시행된다. 전국 25개교 로스쿨의 총모집 인원은 2,000명으로, 본교 로스쿨이 120명을 모집한다. 지원 자격은 ▲2년 이내 공인 영어 성적(TOEFL·TEPS·TOEIC) ▲학사학위 ▲당년 LEET 성적이다. 세 가지 요소를 고려한 서류 평가가 1단계다.

2단계는 면접이다. 가군 모집 대학은 10월 23일부터 11월 5일까지 면접을 시행하고 나군 모집 대학은 11월 6일부터 19일까지 시행한다. 면접 반영 비율은 평균 13%로 서류평가에 비해 낮은 편이다. 면접 비중이 가장 높은 대학은 2023학년도 기준 경희대학교로 25%였다.

공인 영어 성적을 비율로 환산하는 로스쿨은 13개교다. 이들의 영어 성적 반영 비율의 평균은 18%지만 나머지 12개교는 P/F 제도를 활용하기에 입학 요건에 있어서 부차적인 요소로 취급된다. 이에 로스쿨 준비생은 결과적으로 학점과 LEET 성적에 집중하게 된다.

학부 성적 반영 비율은 로스쿨마다 차이가 있으나 2024학년도 모집 요강에서 ▲서울대학교 ▲본교 ▲연세대학교의 반영 비율의 평균은 27%였다. 코로나 시기 학점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학부 성적 반영 비율은 낮아지는 추세다. 본교 로스쿨의 반영 비율도 작년 40%에서 37.5%로 감소했다. 임승주 씨는 “4점대 정도의 학점이 형성되면 원천 불능은 없다고 볼 수 있다”며 “다들 비슷한 학점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결국 LEET에서 갈린다”고 조언했다.

2024학년도 LEET는 지난 7월 23일 시행됐다. 로스쿨이 요구하는 LEET 영역은 ▲언어이해 ▲추리논증 ▲논술이다. 언어이해와 추리논증은 오지선다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30문항, 40문항을 각각 75분, 125분 안에 풀어내야 한다. 논술 2문항에는 110분이 주어진다. 로스쿨 서류 평가에서 LEET 반영 비율은 2024학년도 평균 39.4%로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LEET는 로스쿨 입학에 중대한 요소로 작용하기에 실전에서 평정심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 임 씨는 학부 4학년이 되던 해 1월부터 6개월간 LEET를 준비했다. 그는 시중 문제집은 물론 “실전에서 긴장하기 쉬우므로 다른 응시생과 함께 사설 모의고사를 실전처럼 풀어보는 방법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LEET는 대부분의 응시자에게 타임 어택으로 작용한다”며 “풀 수 있는 문제와 없는 문제를 분간해 시간 배분하는 연습이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로스쿨, 입학부터 졸업까지

 

학교마다 교육과정이 다르지만, 본교 로스쿨에서는 ▲헌법 ▲민법 ▲형법 등 전공기본필수 과목과 모의재판, 법문서작성 등 전공실무필수 과목까지 총 35학점을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이러한 필수 이수 과목을 포함해 총 94학점을 취득해야 졸업할 수 있다. 필수 학점 94학점 외에 ▲학생지도 6학점 ▲인권과 성평등 교육 ▲종합시험을 모두 이수하면 졸업 요건을 갖추게 된다. 단, 학점이 평균 2.0에 미치지 못하면 유급하게 되므로 유의해야 한다.

본교 로스쿨을 포함해 많은 로스쿨이 로펌이나 검찰 등 공공기관에서의 외부 실습을 필수 과정으로 요구하고 있다. 본교 로스쿨은 각 1학점씩 총 두 번의 실습을 거쳐야만 졸업할 수 있다. 임 씨는 자신의 로펌 실습 경험을 언급하며 “회사들은 자신만의 평가 기준으로 성적과 자소서를 검토해 채용한다”고 말했다. 또한 “인턴 기간 퍼포먼스가 좋으면 변호사 시험에 붙자마자 정식 채용하는 경우도 있다”며 실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로스쿨을 졸업하거나 3개월 이내 졸업 예정인 경우에 변호사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변호사 시험 합격률이 매년 50% 초반대인 데다 로스쿨을 졸업한 해로부터 5년 이내에 5회까지만 응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검사가 되고자 한다면 학기 중 검찰실무 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이후 검사임용과정에 지원해 합격하고 실무기록평가, 발표역량평가 등을 거쳐야 한다. 끝으로 변호사시험을 통과하고 최종면접에 합격하면 검사로 임용된다. 판사가 되기 위해선 변호사 자격 취득 후 변호사, 재판연구원 등 최소 10년의 법조 경력을 쌓은 후 판사임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로스쿨을 졸업하고 나아가는 길이 반드시 ▲검사 ▲판사 ▲변호사로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명순구 교수는 “예전에 비해 법률가의 의미가 확장됐고 법학을 토대로 다양한 직업에 근무할 수 있다”며 그 예로 ▲법률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기업가 ▲정부 및 기업의 법무팀에서 근무하는 법률가 ▲법률리스크를 줄이며 투자하는 투자자 ▲UN 등 국제기구 직원 등을 제시했다.

 

믿는 로스쿨에 발등 찍힌다

 

어디든 로스쿨 입학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일각에서는 “눈만 낮추면 로스쿨 쉽게 간다”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로스쿨 입학의 현실은 간단하지만은 않다. 법조계 내의 학벌주의가 심한 탓이다.

법률신문이 지난 10년간 8개 대형로펌에 입사한 변호사의 학벌을 조사한 결과, 그간 입사한 1,500여 명 중 34.7%가 서울대 로스쿨 출신이었으며 66.7%가 SKY(서울대·본교·연세대) 로스쿨 출신이었다. 법원의 SKY 선호도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률저널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올해 채용된 검사 76명 중 SKY 로스쿨 출신이 무려 43명이었다.

로스쿨 진입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졸업까지 3년 동안 혹독한 공부량과 경쟁에 맞서야 한다. 명 교수는 “3년 만에 실무와 이론을 다 해내느라 학생들이 굉장히 바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3이라는 말이 있듯 ‘로3’이라는 말이 있다”고 덧붙였다.

임 씨에게 물으니 “공부량도 공부량이지만 채용에 학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보니 경쟁이 과열된다”면서 치열한 로스쿨의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로스쿨생으로서 계속 공부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그는 “운동이나 로스쿨 내 동아리 등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동기들을 경쟁자보다 함께 걸어가는 동료라고 생각하고 서로 도와주다 보면 의지가 될 것이다”고 격려의 말을 남겼다.

 

고달픈 길 앞에서

 

로스쿨에 가고자 하는 이에게 필요한 자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명 교수는 ‘정의감’을 들었다. 그가 생각한 법이란 옳고 그름을 가르는 학문이다. 그러나 대상의 선악을 판단하는 것은 책에서 배운 것처럼 쉽지 않기에 “나의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이의, 혹은 사회적인 문제까지도 기꺼이 고민할 수 있는 학생이 사회를 보는 따뜻한 심장이 있는 것”이라며 정의로운 학생이야말로 로스쿨에 꼭 맞는 인재라고 전했다. 그는 “제대로 된 질문과 그렇지 않은 질문을 가릴 수 있는 비판적 사고와 자신만의 결론을 세상에 외칠 수 있는 용기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로스쿨이 진입하기도 완주하기도 힘든 길임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정의로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용감하게 걸어 봐도 좋을 것이다.

 

박예나·김지현·인형진 기자

june23107@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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