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한 지역축제, 무엇이 문제일까

지난달 7일 ‘서울세계불꽃축제’ 개최를 기념해 약 100만 명의 관람객이 모였다. 행사장인 여의도 한강공원에 몰리는 인파를 대비해 서울경찰청은 여의도 도로 일부 구간의 통제와 지하철 무정차 통과를 시행했다. 이처럼 서울세계불꽃축제는 모두가 주목하는 인기 지역축제다. 반면 이러한 인기 축제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한산한 지역축제도 있다. 이에 The HOANS에서 직접 지역축제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직접 가본 지역축제

 

지역축제의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본지 기자가 직접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돈의문박물관마을을 방문했다. 돈의박물관마을은 지난 9월을 시작으로 12월까지 돈의문골목시장, 돈의MOON라이트 등의 지역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돈의문박물관마을은 기존 건물을 보수해 마을 전체를 하나의 박물관으로 운영하는 곳이다. 본지 기자가 방문한 날은 사람이 많지 않아 한적했고,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해 열댓 명 정도의 관광객이 마을을 구경하고 있었다.

 

 

본지 기자는 입구에서 출발해 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기로 했다. 우선 한옥이 자리 잡은 골목 사이에서는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이 이뤄지고 있었다. 다음으로 근현대 생활상을 재현해 놓은 전시관과 군데군데 위치한 갤러리를 살펴봤다. 입장료가 따로 없는데도 마을 전체를 둘러보는 내내 오가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내부 카페에도 손님은 한 명도 없이 한산했다. 축제 현장을 돌아다니며 긴 축제 기간에 비해 관광객 수가 적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문제 많은 지역 축제, 그 해답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2023년에 총 1,129개의 지역축제가 개최 및 개최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 관광객 유입 증가를 위해 지역축제 개최를 준비한다. 그러나 ‘축제 절정기’인 5월에 대부분의 개최 기간이 겹치고 있어서 문제다. 제대로 된 홍보가 뒷받침되지 않아 외면받는 지역축제 또한 증가하고 있다.

지역축제의 수가 늘어나며 차별성이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 지방자치단체들은 한정된 예산을 쪼개 한 지역에서 여러 축제를 개최한다. 그러다 보니 축제의 주제는 비슷해진다. 지역축제 성공 사례인 ‘화천산천어축제’의 ‘맨손 빙어 잡기’나 ‘얼음낚시’ 프로그램은 겨울 지역축제의 단골 소재다. 올해 강원특별자치도에서만 얼음낚시 축제가 4곳 열리는데 그 내용의 차별성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이런 문제를 없애려면 해답은 간단하다. 비슷한 지역축제들은 통폐합해 중복을 줄이고 이를 통해 늘어난 예산과 인력으로 지역의 특색을 살리는 프로그램을 다양화하면 된다. 현재 지역축제에 필요한 것은 양이 아니라 질이다. 문체부 또한 지역축제의 과잉 경쟁을 막고 무분별한 축제를 검토해 예산을 삭감하는 조처를 해야 한다.

 

유의미한 지역축제가 많아지려면

 

지역축제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열쇠일 뿐만 아니라 지역 특성을 살려 전통 있는 문화를 보존한다는 의의가 있다. 지역 특색을 잘 담은 지역축제가 열려도 홍보가 잘 이루어지지 못해 관광객이 적은 경우도 있다. 지역축제는 개최만으로 효과를 볼 수 없다. 각 지자체는 지역만의 특색을 살리는 지역축제의 ▲기획 ▲진행 ▲홍보라는 삼박자가 어우러질 때 지역 경제의 활성화라는 과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김지현‧김은서 기자

bem236@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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