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고연전, 선의의 경쟁 활발한 교류

지난달 8, 9일 양일간 정기 고연전이 개최됐다. 본교는 패-패-승-승-승의 역전 신화를 쓰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종합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코로나19 이후 열린 고연전은 모두 본교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또한 올해는 본교와 연세대가 정기적으로 펼치는 ▲야구 ▲빙구 ▲농구 ▲럭비 ▲축구의 5개 종목 경기뿐 아니라 다양한 이벤트 더해져 많은 이들의 심장을 뛰게 했다. The HOANS에서 고연전의 다양한 면면을 담아봤다.

 

2023 정기 고연전

 

2023 정기 고연전은 본교와 연세대가 공동 주최했으며 연세대가 주관했다. 지난달 8, 9일 이틀간의 고연전에서는 ▲목동야구장 ▲목동아이스링크 ▲고양체육관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양교 5개 운동부의 대격돌이 벌어졌다. 치열한 승부 끝에 본교는 ▲농구 ▲럭비 ▲축구에서 승리를 거두며 3:2로 2년 연속 고연전 종합우승 자리를 가져갔다.

 

불타오르는 고연전 전야

 

고연전 개막 전부터 안암은 고연전을 맞이하는 열기로 가득했다. 응원 문화와 정기전에 열렬한 애정을 표하는 본교 단체 및 구성원들이 많다는 점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참살이길에는 어김없이 고연전 현수막이 붙었다. 본교 응원단이 사전에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학내 커뮤니티 공지 게시글 댓글 등을 통해 학우들로부터 현수막에 들어갈 문구를 공모했다. 그 결과 ‘어이 크림빵’, ‘_세대와 고.전 우승은 아무런 ’연‘이 없지’ 등 웃음을 자아내는 현수막 문구가 탄생했다.

또한 총학생회(이하 총학)는 고연전 개막 일주일여 전인 8월 31일 19시경 ‘2023 고연전 맞이 고려대 굿즈 세트(이하 굿즈 세트)’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해당 굿즈 세트에는 ▲스티커 2세트 ▲응원 슬로건 ▲아크릴 키링 ▲응원 반다나 ▲더스트백 총 6개의 물품이 포함됐으며 총 750개가 마련됐다. 같은 날 21시 30분부터 선착순으로 구글 폼 작성을 통해 구매할 수 있었다. 총학 측 공지에 따르면 굿즈 세트는 2시간도 채 되지 않아 마감됐다.

 

새내기의 설렘 가득한 고연전

 

본교 학우라면 입학 전부터 고연전을 접하고 열띤 응원 문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 경우가 많다. 고연전을 앞두자 본교 구성원 중 특히 새내기들의 설렘이 고조됐다. 이에 본지가 정치외교학과 새내기 양지웅(정외 23) 씨와 이야기를 나눠 봤다.

양 씨는 “고연전은 본교와 연세대 두 학교 학생들만 경험할 수 있는 특권이자 학창 시절부터 기대해 왔던 행사이기에 직접 그 열기를 경험해 보고 싶었다”며 운을 뗐다. 고연전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무엇인지 묻자, 그는 “고대생으로서의 하나의 자부심”이라고 답하며 “경기를 통해 애교심과 소속감을 키우고 고대생이기에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하는 행사이기에 자부심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고 설명했다.

본교 체육위원회 소속 스포츠매거진 SPORTS KU의 축구팀 취재기자로도 활동하고 있다는 그는 명장면으로 축구 경기 승리의 순간을 꼽았다. “축구는 지난 정기전에서 패배했던 종목이기도 하고, 마지막 경기라는 점에서 타 경기들에 비해 압박이 강했기에 긴장됐다”며 “그러나 이러한 요인들을 무시하고 승리를 거둬 종합우승에 기여한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정기 고연전에서의 함성, 아마추어 고연전으로 이어지다

 

양교의 5개 운동부가 정기 고연전에서 불꽃 튀는 승부를 보여준 데 이어 여러 동아리에서는 아마추어 고연전을 통해 열기를 이어갔다. 정경대 자치단체협의회 소속 야구 동아리인 ‘퍼블릭스’는 연세대 이글스와 지난달 24일 아마추어 고연전에서 맞붙었다. 5-3으로 승리한 퍼블릭스의 사령탑 백세인(경제 18) 감독을 만나봤다.

그는 “강팀인 연세대 이글스를 상대로 득점권 찬스마다 기회를 잘 살렸고 수비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기에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승리의 비결로 공격과 수비를 모두 챙기는 전략을 꼽았다. 또한 “그라운드 밖에서의 끊임없는 응원 덕분에 하나의 팀으로 뭉칠 수 있었다”며 응원이 많은 힘이 됐다고도 말했다.

아마추어 고연전은 이벤트 경기이긴 하지만 참여하는 동아리와 선수들은 정기 고연전 운동부 선수들만큼이나 진지한 각오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백 씨도 “아마추어 고연전이 이벤트 경기이긴 하지만 어렵게 출전권을 따내기도 했고 교내 대표로 출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기의 승패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야구 아마추어 고연전에 나선 퍼블릭스 이외에도 ▲티그리스 (아이스하키) ▲농구연구회 (농구) ▲FC 엘리제 (여자축구) ▲FC 드림 (축구) 등 여러 동아리가 아마추어 고연전에서 활약했다. 정기전뿐 아니라 아마추어 고연전을 통해서도 양교 간 친선 교류가 확대될 수 있길 바란다.

 

뒷정리까지 완벽했던 고연전

 

지난해 고연전 폐막제가 끝나고 참살이길 일대는 쓰레기로 뒤덮였다. 그러나 본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쓰레기를 정리했다. 한 학생이 쓰레기로 엉망이 된 참살이길 아이스크림 광장 사진을 학내 커뮤니티에 업로드하자 게시물에 ‘같이 치울 생각 있냐’는 댓글이 달렸고, 많은 학우가 동참한 것이다. 그 결과 참살이길 아이스크림 광장은 학생들이 청소를 시작한 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원상태로 복구됐다.

이에 올해는 총학 측이 나서 고연전 폐막제 종료 후에 활동할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다. 공지에 제시된 카카오톡 오픈채팅에 접속해 오픈채팅 내 담당자의 안내에 따라 집결해 환경미화 활동을 하는 형식이었다. 본지는 해당 활동의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A씨와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A씨는 “작년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정리했다는 기사를 보고 고려대에 오면 꼭 이 활동을 해 보고 싶었다”며 “늦은 시간까지 고생하신 분들이 많았고 성취감도 컸다”며 느낀 점을 전했다. 또한 “올해처럼 학생회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추진하면 고연전 종료 후 환경미화가 하나의 문화로 정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의견도 덧붙이며 “내년에는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하면 좋겠다”고 했다.

A씨를 포함한 많은 학우의 노력 덕분에 마무리까지 즐거운 고연전이 됐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는 말에 어울리게 고연전 폐막제 후 환경 정화 활동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는 본교 문화로 정착하길 기대한다.

 

나아가는 붉은 맥박

 

정기전과 아마추어 고연전 등으로 한껏 달아오른 양교의 교류는 ‘헌혈 고연제’에서 정점을 찍었다. 헌혈 고연제는 본교·연세대 총학과 대한적십자사가 공동 주최하는 행사로 지난달 6일부터 이달 5일까지 진행됐다. ‘하나 되는 푸른 맥박, 나아가는 붉은 맥박’이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 헌혈 고연제에서는 학교별 누적 헌혈 횟수를 각 학교 학생회관 앞에 설치된 헌혈 온도계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매주 헌혈량을 집계했다. 이를 통해 총 헌혈 횟수를 계산한 후 헌혈 참여자 수가 더 많은 학교가 차등으로 우승 상품을 제공받는다.

헌혈 고연제는 양교 구성원이 즐기는 축제를 넘어 사회에 기여하는 축제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대한적십자사 측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11일 개최된 헌혈 고연제에서는 25일 동안 670명의 학생이 헌혈에 참여했다고 한다. 본교와 연세대의 선의의 경쟁이 헌혈이라는 생명나눔으로 이어지면서 온기를 더하고 있다.

 

고연전의 열기는 계속된다

 

고연전을 기념하며 고연전의 다양한 면모를 조명해봤다. ‘선의의 라이벌’ 관계인 본교와 연세대가 고연전을 포함한 다양한 교류 행사를 통해 함께 발전하고 건강한 대학 문화를 형성해 갈 수 있길 소원한다. 고연전의 열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지윤·김수환·오정태 기자

alwayseloise@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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