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음식’의 정체… 건강에 드리우는 그림자

요즘 들어 지나치게 맵거나 단맛이 나는 음식이 젊은층 사이에서 유행이다. 이 유행을 증명하듯 ‘MZ 공략’·‘MZ의 사랑’ 등의 제목을 단 게시물들이 인터넷에 쏟아졌다. 특히 마라탕을 먹고 후식으로 탕후루를 먹는다는 의미인 ‘마라탕후루’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런 음식들은 청년 비만과 당뇨 등 건강 문제를 일으킬 우려가 있어 문제가 된다. 마라탕은 다양한 향신료가 들어간 국물에 채소와 고기 등을 넣어 만든 음식으로 맵고 짜며 열량이 높다. 탕후루는 과일에 설탕 코팅을 입힌 음식으로 소화 흡수가 빠른 단순당의 함량이 높아 당뇨를 유발할 수 있다. 자극적인 음식 섭취에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자극적인 안암 맛집 탐방기

 

본교 근처에도 자극적인 음식을 파는 곳이 늘어나며 학우들의 방문이 증가하는 추세다. 정경대학에 재학 중인 22학번 A 씨는 “마라탕이나 떡볶이 같은 음식은 계속 생각나서 밥 대용으로 자주 먹는 편”이라며 선호를 드러냈다. 이에 본지에서 젊은층의 자극적인 음식 위주의 식습관 실태를 알아보고자 직접 안암 거리로 나섰다.

먼저 학우들이 많이 찾는 마라탕 가게에 가 봤다. 도착하니 이미 절반 이상의 좌석이 차 있었다. 본 기자는 마라탕 1인분을 주문했다. 재료로는 ▲당면 ▲건두부 ▲옥수수면 ▲버섯 ▲감자 등을 선택했다. 주문한 마라탕을 먹어보니, 적당히 매우면서도 중독성이 있어 자주 찾게 된다는 말에 공감이 됐다. 먹는 동안 손님은 점점 늘어났고 나중에는 대기 인원까지 생기면서 마라탕 유행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길거리에는 탕후루 꼬치를 들고 돌아다니는 학생들이 종종 보였다. 본 기자도 블랙 사파이어 탕후루를 사 먹었다. 무척 달았지만 동시에 과일의 식감이 강하게 느껴져 달기만 한 다른 음식보다 먹기 편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식습관이 계속해서 반복될 경우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성인의 하루 권장 섭취량은 남성이 2,500kcal, 여성이 2,000kcal다. 그런데 마라탕은 국물의 높은 열량으로 1인분에 1,000kcal가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탕후루는 150~200kcal의 열량을 포함한다. 본 기자가 이를 참고해 하루 동안 섭취한 열량을 계산해 보니 1,700kcal였다. 결국 한 끼만으로 하루 권장 섭취량을 거의 채운 것이다.

 

입은 즐겁지만 몸에는 적신호

 

일명 ‘MZ 음식’, 자극적인 음식의 유행에는 권장 섭취량뿐만 아니라 각종 질환에 대한 우려도 뒤따른다. ▲고혈압 ▲당뇨 ▲비만 ▲충치 등의 질환이 대표적이다. 세계보건기구(이하 WHO)에 따르면 성인의 나트륨 하루 권장량은 2,000mg이지만, 마라탕 한 그릇에는 2,000~3,000mg의 나트륨이 함유돼 있다. 마라탕 한 끼에 하루치 나트륨을 섭취하는 셈이다. 이런 나트륨 과다 섭취는 고혈압 등 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나트륨뿐만 아니라 과도한 당 섭취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탕후루에 많이 함유된 단순당은 체내에 바로 소화 흡수되면서 혈당을 급격하게 올린다. 이런 혈당 상승은 인슐린을 과다 분비시키면서 식욕을 증가시키거나 당뇨와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더해 김경곤 가천대 의과대학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단순당은 섭취했을 때 일종의 당 중독을 일으킨다”고 밝혔다. 즉 단 음식을 먹을수록 계속 단 음식을 찾게 되는 악순환이 벌어지는 것이다. 탕후루의 단맛은 치아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과일을 둘러싼 설탕 코팅은 섭취할 때 치아 표면에 달라붙어 있다가 충치를 발생시킬 수 있다.

 

건강한 식생활로 가는 길

 

자극적인 음식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는 비단 ‘MZ 음식’으로 대표되는 마라탕과 탕후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주변의 많은 음식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갈수록 달고 짜게 변하고 있다. 맛을 즐기는 것도 좋다. 하지만 이런 유행에 노출될수록 우리 몸에 적신호가 켜진다는 사실은 회피할 수 없는 진실이다. 소중한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앞으로 자극적인 음식 섭취에 경각심을 가지고 자제해야 하겠다.

 

김은서‧김지현 기자

cat3754@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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